내 기억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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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정리...

캠퍼스 리쿠르팅을 다녀와서...

2020. 2. 1. 05:52

2020/01/31

  - 예전 블로그에서 백업

 

 

2013/09/15

  - 월요일 오전에 인사팀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갑작스레

    나에게 모교로 캠퍼스 리쿠르팅 좀 갈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는데...

    나 말고도 동문들 많은데 왜 하필 나 일까 하면서 땡땡이 친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학교로 감.

 

    상담 장소에 앉아 인사팀에서 사주는 별다방 커피를 마시며 밀려 오는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가능한 많은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오후가 되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부 4학년일때는 저들 중에 어떤 모습의 사람이고 지금의 나와 같은 선배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돌이켜보면 참 엉뚱한 생각을 많이하고 이상한 행동도 많이 하는 모습으로 생각이 난다.

 

    한편으로 씁쓸한 관경도 반복적으로 보였다.

    나는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보다는

    나는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목을 맨 후배들을 보면서 씁쓸했다.

    우리 회사를 중심으로 양쪽은 모두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양쪽 모두 국내에서 가장 큰 그룹사의 핵심 계열사 임에도

    "연봉" 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조직 규모 및 안전성, 체계성 측면에서 두 회사가 월등히 좋은데 왜 그걸 보지 못할까?)

 

    솔직히 까놓고 많이 주긴 한다.

    나 또한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회사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해 너무 큰 경제적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주말 근무를 가끔 하지만 여태 특근비 신청을 해본적은 없다.

    굳이 그거 안받아도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ㅡㅡa

 

    늘 만족스럽지 못한 나의 밥 벌이가 남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회사 중에 하나라는 생각에 새삼스런 기분이 들었다.

 

    후배들에게 나의 밥 벌이가 좋음을 인사팀이 원하는대로 미사어구로 포장하여 그럴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이 곳을 떠나 자꾸 다른 곳을 향하려고만 한다.

 

    학업에 대한 미련만 없다면 나 또한 현재 연봉과 근무 환경을 맞춰 줄 수 있는 회사가 동일 분야 내에 사실상 없기에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경쟁력있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회사를 옮길 때는 내가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하고 지키기 위한 나의 힘을 만들기 위해

    어떤 어려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 들이고 싶었다.

    모든 것에 대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녀는 없다...

    비록 그녀는 나의 연봉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였지만

    나에게 현재 이 곳에서의 생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재의 내 밥 벌이가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그녀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좋다고 하는 기준을 모르겠다. 단순히 연봉이 높아서? 모르겠다. ㅡㅡa

 

    캠퍼스 리쿠르팅에 얼떨결에 참석을 하며 후배들에게 가능한 좋은 정보를 주고자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들만 얻어간 것은 아닌거 같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눈으로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내가 살아가야 할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번 조심스레 둘러보고 생각하는데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벚꽃 십리길을 통해 쌍계사를 가는 길 중간에

    시원한 커피 한잔에 상쾌함을 느꼈던 그 때의 감정처럼

 

    현재의 나의 자리가 다음 이정표가 어디를 향하든 

    처음이자 마지막이될 오늘의 경험과 생각들이

    나에게 시원함을 가져다 주는 소중한 커피 한잔이 되었으면 한다.

 

 

출처: 벚꽃 십리길을 따라 쌍계사 가는 길,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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