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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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정리...

학교 수업도 이제 다 들었음...

2018. 7. 19. 03:49

2018/07/18

  - 커리큘럼 내에서 들어야 할 수업들이 오늘부로 모두 다 끝났다.

    물론, 아직 시험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렇게 하나 하나 또 마무리되어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할아버지 교수님한테 마지막 수업을 듣다가 우연히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과거에 한국에서 소음진동을 전공하는 중에도

    밥벌이를 위해 자동차 부품사의 CAE 그룹에서 일하는 중에도

    음향 해석을 위해 LMS Sysnoise 라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늘 사용하곤 했었는데

    알고보니 70대 중반의 할아버지 교수님이 해당 소프트웨어의 핵심 코드를 만든 두 사람 중 하나였다. -_-;;

 

    젋은 시절부터 BEM 이론이 정립되는 과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책도 여러 권 쓰신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자주 사용해 오던 소프트웨어이고 분야 내에서도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소프트웨어로 인식되다보니

    오늘따라 할아버지 교수님이 더 크게 보인다.

 

    얼마되지도 않는 밑천 위에서 얼떨결에 연구소 내 소음진동분야 키맨을 맡을 수 밖에 없던 상황과

    그 과정 중에 내가 모르는 것들을 여러 사람들의 복잡한 이해 관계 속에서 잘 알고 있는 척을 해야 했던 상황

    그리고 이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없이 메뉴얼에 따라 마우스 클릭만 하던 내 자신이 그때는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할아버지 덕분에 긴장도 많이하고 좀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이런 저런 고민들은 조금 사라진 것 같다.

 

    예전에 나에게 블랙박스로만 보이던 내부의 모습들이 아직은 희미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블랙박스 또한 남이 아닌 내 자신의 부족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인지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들어야 할 수업은 오늘부로 이렇게 모두 다 끝났지만

    아직 넘어가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보니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ㅎㅎ

 

    마지막 수업은 BEM 이론의 활용 예시로 다임러 스마트 EV 차량의 인휠 모터쪽 소음진동 문제에 관해 보안 문제 무시하고

    최근에 다임러랑 협업했던 연구 과정과 결과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는데 예전에 했던 일과 싱크로 100% 라서 무척 흥미롭기도 했고

    이런 부분까지도 모델 검증을 다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과거에 내가 했던 해석들이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진다.

 

    독일에서 학생 신분으로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내용들을 접할 기회들이 가끔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출처: 직접 촬영 w/ Nexus 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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